1월 6일(목)
아유타야를 포기하고, 짐톰슨의 집과 시암지구를 돌기로 했다. 짐톰슨의 집으로 가는 길은 현지인들의 삶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었다. 아침 시장은 마감하는 중이었다. 기찻길 마을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이어진 강변에는 수상버스가 말리려고 널어 놓은 빨래에까지 물살을 튀길 듯 급하게 달리고, 주민들은 물담배를 피우거나 망연히 앉아 있다.
오랜만에 보는 나무로 만든 닭어리. 하지만, 닭은 닭어리에 키우지 않고, 철망 우리에 있었다. 놓아 키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일 터.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놓아 키웠음을 짐작케 한다.
어린 시절, 닭들이 동네 마당을 다니며 벌레를 쪼아 먹거나 쓰레기통을 뒤지던 모습이 떠오른다. 잡으려 하면 닭들은 후드득 재빠르게 도망가지만, 저녁 때면 닭어리를 찾아 들던 모습. 그즈음이면 동네 굴뚝엔 연기가 오르고 밥냄새가 퍼졌다. 그리고 엄마들의 아이들 부르는 소리.


걸어서 1시간 남짓. 방콕의 민낯을 보며 짐톰슨의 집에 도착했다. 달동네에 세운 궁전같은 분위기. 첩보요원으로 태국에 들어왔다가 정착한 사나이. 태국의 정글이 좋아서 운하 옆에 집터를 장만해 아름다운 풍광을 즐겼던 사나이. 집을 지을 때도 태국의 양식을 고수했고, 과정에서도 태국의 풍습을 따랐던 사나이. 환갑즈음에 친구들과 말레이지아 정글에 들어갔다, 유일하게 실종된 사나이. 실종되었기에 더 궁금해지는 사나이.

건물은 매우 아기자기하다. 가족도 없이 가끔 오는 친구들을 위해, 친구들이 머물 방 앞에는 연못까지 만들었다. 정글 속의 연못을 상상해 본다. 자신의 방은 정글 너머 운하를 볼 수 있게 배치했다. 그래서, 석양 무렵 해가 기울며 붉게 물드는 정글 속 강의 모습도 상상해 본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즐기는 한 사나이의 모습도~~


짐톰슨이 모은 보물들 가운데 아유타야의 것도 있었다. 그걸 보고 아유타야에 가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할 듯. 그래서 빠뚜남시장, 룸피니공원, 왕궁을 하나 더 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환전도 하고~~
가다가 쇼핑몰을 보고 찾아가 환전을 한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따라 들어선다. 엄청나다. MBK! 유명한 곳인가 보다. 동대문의 밀레오레에 유커들 찾아들 듯, 온 관광객들이 다 몰려온 듯하다. 환전을 과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할까 걱정될 지경. 충전용량 50000짜리 충전기 2개를 4만 원이 안 되는 비용에 구입했고, 보스 무선 헤드폰을 2만5천 원 정도에 구입했다. 한울이가 많은 음식을 먹고 싶어하기에, 먹는 것도 아낌 없이~~ 딤섬집 메뉴에 있는 것과 옆 사람들이 먹고 있는 것을 골라 맛있는 것은 두 번씩. 이곳의 식사비는 서울과 비슷했다.
다시 길을 나서는데, 한비가 합류하겠다는 선언! 오마이갓!! 갑자기 바빠진다.
급하게 룸피니로 향하는데~~ 구글 길찾기를 따라가니 대학구내. 건물들이 태국양식을 따르고 있다. 한적한 공간에서 남학생들이 축구하는 모습, 여학생 몇몇이 조깅하는 모습. 구내까지 버스가 들어오긴 했지만, 대학답다는 느낌이 든다. 누구 말대로 우주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할까?
다시 한비의 전화. 그리고 엉뚱하게 진행되는 예약과 약간의 비 때문에 급하게 숙소로~
숙소에서 항공권을 조회하며 결제! 이원으로 진행하는 게 만만치 않다. 겨우 비엔티안에서 만나기로 하고 예약을 했다. 결재가 될는지는 모르겠다. 하노이에서 돌아오는 항공권은 이미 처리됐는데~~ 게다가 베트남에서의 국내 항공권은 어떻게 될지~~ 우리 항공권도 투어회사를 통해 어렵게 구했는데~~ 걱정, 걱정!!! 그런데 한편으론 흥미진진하다. 어느 소설, 어느 영화가 이보다 흥미로울까? 다큐가 주는 짜릿함! 내일부터 하루하루가 간질간질 할 것 같다. 그런데 당사자인 한비는 어떨까? 기대, 걱정, 짜릿함, 흥미진진? 모르겠지만, 한비도 요 재미를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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